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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교 시대가 시작되려던 서기 5년에서 10년 사이에 소아시아 길리기아 지방의 대표도시이며 시리아로 가는 중요한 길목인 다르소에 서 태어났다. 그의 부모는 린넨 직물업을 하는 유대인이었는데 그들의 종교, 민족적 정체성을 열렬히 옹호하는 이들이었다.

그분들에게서 바오로는 사회적 조건에 있어 특혜를 얻고 태어났다. 즉, 그들은 다르소의 시민이었고, 바오로는 로마 시민권도 가지고 있음 을 자랑하게 된다. 사울과 바오로라는 두가지 이름은 그가 디아스포라 유대인이라는 그의 출신과 두가지 문화에 속해 있었다는 표시이다.

가정에선 모국어인 히브리어, 아니면 더 많이 쓰이던 아람어를 썼던 반면 다르소의 회당에서 바오로는 그리스어를 사용하는 기회를 얻었다.

바오로는 아마도 AD 5년에 태어나서 36년경 다마스커스로 가는 길에 예수를 체험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로마에서 67년에 순교하였 다.

바오로의 생애는 다마스커스 체험을 기점으로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30년간은 바리사 이파 사람이고, 그리스도인이 된 나머지 30년간 은 지중해 주변 전역에 공동체를 세우고 그 곳 그리스도인들에게 편지를 쓰는 지칠 줄 모르는 전도자다. 바오로는 소아시아에 있는 길리기 아의 수도이며 인구 30만 가량의 대학도시 다르소에서 태 어났으며 두 문화의 갈림길에서 살게 된다.

유대인이며 바리사이파 사람인 그는 예루살렘에 서 당대의 가장 위대한 랍비들 중 한 사람인 가믈리엘 밑에서 수학하였고, 그의 분명한 문 학적 처리기법과 시인들의 인용(사도 17,28)으로 미루어 대학을 다닌 것이 확실하다. 그는 예수께서 전도하시는 기간 동안 다르소에 되돌아

오며, 예수를 알지 못했던 것 같다.

그는 길 리기아에서 이름을 따온 길리기오라는 천연 염소가죽 직조기술을 배웠다. 확실히 그는 랍비 였으며 따라서 결혼한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동시에 그는 로마 시민권을 부모로부터 받았는데, 그는 그 시민권을 필요에 따라서 당당하게 사용한다.(사도 22,25-28). 그의 두 가지 이름, 즉 유대식 이름 사울과 희랍식 이름 바울로스는 그가 양쪽 문화권에 속해 있음을 시사한다.

독실한 바리사이파 사람인 바오로는 순수한 정념의 소유자로서, 율법을 철저히 실천함으로써 하느님을 섬기는 사람이었다. 그는 “나의 삶이

율법이다.”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었다. 그는 36년경 예루살렘에 돌아왔을 때 베드로와 다른 사람들의 설교를 듣고 혼란에 빠진다. 신학 자로서 확실히 베드로보다 한수 위인 그는 즉시 사도들이 유대교의 뿌리를 흔들어놓을 위험이 있다고 확신한다.

즉 그들이 당국에서 신성모독자로 단죄한 예수를 하느님과 같은 수준에 놓고 있다는 확신을 갖는다. 이 비타협적인 바리사이파 사람은 신앙

의 순수성이 관 련 되자 이 새로운 종파를 쳐부술 것을 결심한다. 그는 스테파노를 돌로 쳐죽이는 데 찬동 하며 도망간 스테파노의 제자들을 찾으러 다마스커스로 떠나기에 이른다.

그의 편지를 통해 간접적으로 추측할 수밖에 없다. 외경인 「바오로 행전」 에 의하면 바오로는 키가 작고 대머리이며, 다리는 약간 굽었으나 걷는 데는 지장이 없었고, 속눈썹이 길었으며, 코가 컸다고 한다. 다른 외경이나 초대교회의 여러 저서에도 이와 비슷한 기록이 있는데 이것은 아마 사도행전(9,25；14,11-12)과 바오로의 편지(2고린 10,10；11,23)를 보고 추측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특히 그는 키가 작은 사람으로 전해지는 데 바울로(Paulus) 라는 말이 라틴어로 ‘작은’ 것을 뜻한다고 해석한데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외모 에 대한 이런 말은 모두 근거가 없다.   바오로의 성격 역시 그의 편지와 사도행전을 통하여 짐작할 뿐이다. 그의 편지를 읽어보면 그의 성격이 불같았다는 것이 잘 드러난다. 바오로는 매우 강한 성격의 소유자로서 자기의 신념을 행동으로 옮기는 실천적 의지가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교회를 박해하는 데도 앞장 섰고, 또 회심한 다음에는 어떠한 난관 앞에서도 혼신의 힘을 다해 열정적으로 복음을 전하 였다. 명설교가였던 아폴로와는 달리 바오로는 말재주가 없었던 것 같다. 그는 정열적이고 다혈질로서 정이 많은 사람이었지만 감정에 치우치는 일없이 자신의 성격 을 잘 조절하여 균형과 조화를 잃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그를 행동 위주의 인물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편지에 나타나듯이 그는 깊은 영성을 지닌 사람이었다. 자립심이 강하여 많은 사도직 활동을 하면서도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스스로 노동하면서 생계를 꾸려 갔다. 누구에게든 거리낌없이 바른 말을 하는 용기도 있었고 교회 건설을 위해 필요할 때에 는 당당하게 사도로서 권위를 내세울 줄도 알았다. 그러면서도 모든 이와 함께 할 줄 아는 겸손한 사람이었다.

한마디로 바오로는 다마스커스 체험 이후 오직 그리스도 한 분에 의해서만 살고 움직인인 물이었다. 그리스도의 종이요, 사도로서 그를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포기할 줄 알았고 모든 사람에게 봉사할 줄 알았다. 그리스도만이 그의 힘의 바탕이요, 명철한 이성과 판단의 열쇠 요, 나아가 그의 삶의 유일한 목적이었다.